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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대 마라톤 완주한 의사가 말하는 ‘건강한 달리기’

무더위가 물러가고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은 러너들이 가장 사랑하는 계절이다. 특히 11월에는 주말마다 전국 곳곳에서 마라톤 대회가 열린다. 러너들은 체력 증진은 물론, 한계에 도전하는 과정에서 정신력까지 기를 수 있다는 점을 마라톤의 매력으로 꼽는다. 남정형외과 남혁우 원장(55) 역시 14년째 달리기의 매력에 푹 빠져 있다. 한 번 뛰기도 힘들다는 풀 코스 마라톤을 120회 이상 완주했고, 러너라면 한 번쯤 꿈꾸는 세계 7대 마라톤 완주 목표도 이뤘다. 오랜 기간 동안 부상과 회복을 반복하며 달렸던 그는 러너들이 겪는 통증을 누구보다도 깊이 이해한다. 지금은 직접 체득한 경험을 토대로 달리기 부상을 전문적으로 진료한다. 마라톤의 계절을 맞아, 남혁우 원장에게 건강한 달리기를 위한 조언을 구했다. -최근 베를린 마라톤을 마지막으로 세계 7대 마라톤 완주에 성공했다. 소감이 궁금하다. “팬데믹 이후 해외여행을 할 수 있게 되면서 보스턴 마라톤을 시작으로 세계 7대 마라톤 대회에 도전했다. 마라톤을 하면서 여행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정말 좋았다. 대회를 모두 완주한 지금은 시원섭섭한 마음이 더 크다. 더 뛰고 싶은데, 다른 경기가 없다는 게 아쉽다.” -달리기에 빠지게 된 계기는? “2012년경 진료를 하고 있는데 목이 아프고 손이 저렸다. 드레싱을 하던 중 손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기구를 떨어뜨릴 정도였다. 목 디스크가 온 것 같아 MRI를 찍어 보니 디스크가 눌려 있었다. 진료도 봐야 하고, 수술은 꺼려져서 고민하던 중 정형외과 의사이면서 달리기를 오랫동안 해온 큰 형의 권유로 달리기를 시작하게 됐다. 당시 겨울이었는데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혼자 한강을 뛰었다. 달리다 보니 근육 통증이나 저린 증상이 조금씩 좋아졌다.달리기 자체에도 익숙해져 뛰는 시간과 거리를 점차 늘렸다. ‘나아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한 두 달 계속 뛰었는데 증상이 완화됐다. 지금도 큰 증상 없이 잘 지내고 있다. 이후 달리기에 매료돼 지금까지 하고 있다.” 2023년 출전한 시카고 마라톤 당시 사진. /남혁우 원장 제공 -달리기는 어떤 원리로 목 디스크 증상을 조절해 주나? “유산소 운동을 하면 목, 어깨 근육의 산소 공급이 늘어나거나 통증이 일시적으로 줄어드는 효과가 관찰된다. 운동에 따른 혈액 순환 개선과 통증 조절 효과가 주변 근육의 불편함을 덜어 주는 데 기여했을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척추를 지탱하는 주변 근육의 기능이 강화되고, 자세 관리에도 도움이 됐다. 다만 이것은 목 디스크 환자에게 달리기의 치료 효과가 직접 입증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목 디스크는 보존적 치료로 호전되는 경우가 많지만, 증상이나 신경 압박 정도에 따라 필요한 치료가 달라진다. 나의 경험을 모든 목 디스크 환자에게 일반화할 수는 없다. 팔이나 손 힘이 점점 떨어지고 증상이 심해진다면 운동으로 버티기보다는 내원해서 진료와 치료를 받는 것이 우선시돼야 한다.” -마라톤에 도전한 이유가 궁금하다. “어떤 운동이든 운동량을 늘려가면서 새로운 목표에 도전할 때 재미와 성취감을 느낀다. 달리기도 마찬가지다. 5km 달리기에 성공하니 10km에 도전하게 되고, 10km가 쉬워지니 다음 목표를 세우게 됐다. 그러다 자연스럽게 마라톤에 도전했다. 처음에는 1년에 대회를 한 번 나가는 것도 힘들었는데, 조금씩 적응이 되고 체력과 정신력이 좋아지면서 1년에 두 번, 세 번씩 나가도 힘들지가 않더라. 이제는 매달 마라톤 완주를 해도 몸이 별로 피곤하지 않다.” -120회 이상 풀 코스 마라톤을 완주했다. 첫 출전 당시도 기억나나? “생생하게 기억난다. 2013년 동아마라톤이었다. 20km까지는 괜찮았는데, 30km를 넘어가니 몸이 천근만근 무겁고 입에서 단내가 났다. 너무 힘들어서 집에 가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다. 완주 후에도 다시는 뛰기 싫다는 생각이 더 컸다. 그런데 하루 이틀이 지나니 그제서야 뒤늦게 ‘내가 이걸 해냈구나’ 싶었다. 성취감이나 자신감도 생겨 힘들어도 다시 한 번 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까지 출전한 마라톤 대회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첫 출전이었던 동아마라톤에서는 팔 수술 후 깁스를 한 러너가 나를 앞질러 갔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당시 30km 지점에서 힘들어하고 있었는데, 그 모습을 보면서 나도 포기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후 35km 지점에서 열 살 아들과 함께 뛰었던 순간도 잊을 수 없다. 보스턴 마라톤 때는 정강이와 햄스트링을 다친 상태로 출전했다. 첫 7대 마라톤 도전이라 준비를 많이 했는데, 부상 때문에 완주를 못 할까봐 걱정을 많이 했다. 통증도 심했기 때문에 처음부터 끝까지 주로가 모두 기억이 난다. 올해 3월에 있었던 도쿄 마라톤에서는 37km 구간부터 내게 달리기를 알려준 큰 형과 함께 뛰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좋은 기억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이 부자라고 하지 않나. 매번 완주할 때마다 행복한 기억들이 쌓이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7대 마라톤 완주한 의사가 말하는 ‘건강한 달리기’ 사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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