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0대 여성이 인형에 모성애를 느껴 모유 수유까지 한다는 사연이 공개됐다.
지난 6일(현지시각) 뉴욕 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켈리 커닝험(29)은 27살 때 처음 ‘리본돌(Reborn Doll)’을 구매했다. 리본돌은 난임이나 유산, 치매를 치료할 때 쓰이는 인형으로, 심리적 안정을 위해 사용된다. 신생아나 영유아와 비슷한 생김새를 가진 인형으로 알려졌다. 켈리는 첫 리본돌을 샀을 때 모성애를 느꼈다고 전했다. 그는 “말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제니퍼(첫 리본돌)를 보자마자 진짜 내 아이 같았다”며 “순식간에 애착이 생겨 옷을 사주고, 제니퍼가 잘 수 있는 침대도 샀다”고 말했다. 이후 켈리는 인형을 6개 구매해서 현재 7개의 리본돌을 실제 아이처럼 돌보고 있다. 켈리는 “모유 수유를 한다고 하면 주변에서 날 이상하게 쳐다본다”며 “진짜 아기에게 모유 수유를 하듯이 나도 똑같이 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켈리 커닝험이 키우고 있다는 7개의 리본돌 중 4개
켈리처럼 어른이 된 후 장난감을 사들이면 보통 수집이나 즐거움, 현실도피, 심리적 위안 등이 이유다. 장난감을 활용한 놀이는 아이뿐 아니라 어른에게도 배움의 수단이다. 핀란드 투르쿠대 인문학부에서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인형은 어른들이 생산적인 자기계발을 하는 수단이다. 연구팀은 ‘브라이스(Blythe) 인형’을 가지고 노는 어른을 대상으로, 그들이 자신의 놀이에 인형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조사했다. 브라이스 인형은 길이 약 28cm의 사람 형태 인형으로, ▲헤어 ▲메이크업 ▲홍채 색 ▲의복 등을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조사 결과, 어른들은 인형 놀이를 매개로 새로운 취미생활에 입문하거나, 이전에 없던 능력을 기르거나, 새로운 사회적 관계를 맺기도 했다.
그런데, 인형에 과도하게 집착해서 생활이 불편해질 정도라면 문제다. 성인임에도 인형에 과하게 집착하는 행위는 과거 양육자와 맺었던 건강하지 않은 애착 관계가 원인일 수 있다. 영유아 시기 양육자와 정상적 애착 관계를 형성하지 못한 사람은 성인이 돼 ‘불안정 애착 유형’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애착 유형은 크게 ‘안정 애착’과 ‘불안정 애착’으로 나뉜다. 외롭고 지칠 때 애착 대상을 통해 마음에 안정을 찾는 정도라면 안정 애착이다. 그런데, 대상이 없다고 해서 일상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불안한 마음만 든다면 불안정 애착 상태일 수 있다. 이 경우, 애착 대상 없이 독립적으로 생활할 힘을 기르는 훈련을 해야 한다. 시간을 두고 단계적으로 인형과 멀어지는 연습을 해야 하며, 주변 사람과 많이 소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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