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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중 ‘심정지’, 생존율 희박한데…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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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풀리면서 본격적으로 등산 시즌이 시작됐지만 최근 등산을 하다 급성 심정지를 겪는 사고 사례가 발생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지난 3월 13일 낮 1시 35분쯤 전남 구례군 문척면의 한 야산에서 등산하던 60대 남성이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A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같은 달 17일에는 제주 한라산을 오르던 60대 등산객 B씨가 쓰러져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으나 숨졌다. 제주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12분께 한라산 성판악 코스에서 B씨가 쓰러졌다는 일행의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도착한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 측이 심정지 상태인 B씨를 상대로 심폐소생술(CPR)을 진행했다. 소방당국은 오전 9시 26분쯤 모노레일 이용해 B씨를 옮긴 뒤 구급대로 제주시 내 병원으로 이송했다. B씨는 병원에서 치료 중 결국 숨졌다. 이날 기상 악화로 인해 닥터헬기 등은 이륙이 불가능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1일에는 인천 옹진군 자월도 국사봉에서 등산객 C씨가 등반 도중 심정지로 쓰러졌다. 21일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후 12시 8분께 옹진군 자월면 국사봉을 등산하던 C씨가 산 중턱에서 쓰러졌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당시 국사봉을 오르던 또 다른 등산객이 쓰러진 C씨를 발견해 신고한 것이다. 출동한 구급대원들은 확인 결과 심정지로 파악했고 응급처치 후 C씨를 소방 헬기로 병원 이송했다. 인천소방본부 관계자는 “심정지 증상을 식별하면서 환자를 병원으로 이송했다”며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 중”이라고 했다.

소방청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전국 119 구조대가 출동한 산악사고 구조건수는 총 1만 134건으로 집계됐다. 사고는 봄철인 4월과 가을철인 9~10월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원인으로는 실족이 2724건(26.9%), 길 잃음이 2378건(23.5%), 탈진·탈수가 552건(5.2%)으로 집계됐다. 주로 사고 부상·조난·안전 부주의에 의한 사고가 대부분이기는 하나, 최근 들어 등산 중 심정지로 인한 사고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심정지가 왔을 경우, 119에 빠르게 신고하고 상황실에서 안내해 주는 심폐소생술을 하면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 심정지가 왔을 때 4~6분 이내에 응급처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뇌 손상이 시작된다. 10분을 넘기면 생명이 위험해져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소방청의 재난안전 정보 포털 앱 ‘안전디딤돌’을 미리 다운 받거나 대한 심폐소생협회, 대한 적십자사 등에서 심폐소생술을 배워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심정지 전조증상에는 ▲가슴 통증 ▲어지러움 ▲식은땀 ▲호흡 곤란 ▲말이 어눌해짐 등이 있다.

서울부민병원 응급의학과 박억숭 과장은 “숨이 찰 만큼 과격한 운동을 하면 ATP 공급을 위해 심박동수, 호흡, 혈압이 올라간다”며 “고혈압, 당뇨병 등 특정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심정지가 올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ATP(아데노신 3인산·Adenosine Triphosphate)는 근육 수축, 신경 세포에서 흥분의 전도, 물질 합성 등 살아있는 세포에서 다양한 생명 활동을 수행하기 위해 에너지를 공급하는 유기 화합물이다. 박억숭 과장에 따르면, 고혈압 환자는 날씨에도 영향을 받는다. 특히 낮은 기온일 때 등산할 경우, 심장도 적응 시간이 필요해 준비 운동을 철저히 하는 것이 좋다. 큰 일교차에 대비해 가벼운 겉옷을 반드시 챙겨야 한다. 혈당 조절이 안 되는 당뇨병 환자는 사탕이나 음료를 상비하는 게 좋다. 또, 등산 코스를 정할 때는 자신의 몸 상태와 체력에 맞게 정해야 한다. 홀로 산행하는 것은 피하고, 일찍 등반하기 시작해 해가 지기 전 하산하는 것이 좋다.

등산객이 쓰러졌을 때 산의 지형 때문에 구조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박 과장은 “높은 나무나 바위 등 위험하고 심각한 손상을 유발할 수 있는 구조물이 많아 구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산악사고의 경우 지형 특성상 응급환자 발생 시 신속한 출동과 이송에 어려움이 있어 소방헬기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에 전국 32대의 소방헬기는 긴급 출동 태세를 갖추고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있다. 산행 도중 사고가 발생할 경우 등산로에 설치된 국가 지점번호 및 산악위치표지판, 익숙한 지형지물을 확인한 후 즉시 119에 신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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