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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에 우르르 산이 끓더니, 순식간에 태양광 시설이 덮쳐
♥️에델바이스♥️
2020.08.11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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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산사태 함평 가보니
모듈 더미에 민가 2채 매몰
주민 3명 가까스로 대피해

지난 10일 오전 전남 함평군 대동면 상옥리 매동마을 민가 2채가 뒷산에서 폭우로 붕괴된 태양광 시설 패널에 깔려 파손돼 있다. 태양광 붕괴 사고는 지난 8일 오전에 일어났다./김영근 기자

“마을 뒷산에서 묽은 흙더미가 찔끔 찔끔 흘러 내리더니 삽시간 진흙이 뒤엉킨 거대한 태양광 시설이 민가를 덮쳤습니다.”

11일 전남 함평군 대동면 상옥리 매동마을 주민 윤모(48)씨는 사흘 전 마을 산비탈 태양광 시설 붕괴 당시를 이렇게 설명했다. 윤씨는 “그 때 장대비가 내렸다. 산에서 계속 ‘우르르’ 끓는 소리가 나서 살펴보니 태양광 시설 주변 흙이 쓸려서 내려오고 있었다”며 “태양광 시설 주변 토사가 싱크홀처럼 움푹 꺼지고 나서 패널을 지탱하는 구조물이 주저앉기 시작했다. 이후 시설물 일부가 굴러 와서 이웃집을 깔아뭉갰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오전 전남 함평군 대동면 상옥리 매동마을 민가 2채가 뒷산에서 폭우로 붕괴된 태양광 시설 패널에 깔려 파손돼 있다. 태양광 붕괴 사고는 지난 8일 오전에 일어났다./김영근 기자

이날 매동마을 뒷산 비탈면에는 엿가락 모양으로 휜 여러 태양광 패널과 구조물이 나뒹굴고 있었다. 곳곳이 팬 비탈면 사이로 토사물(吐瀉物)처럼 생긴 묽은 흙이 속살을 드러내고 있었다. 태양광 패널 여럿이 30여m 아래 민간 2채를 덮쳤다. 민가 2채는 폭격을 맞은 듯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파손돼 있었다. 비는 그쳤으나 산비탈에서 진흙 물이 마을로 계속 흐르고 있었다.

함평군은 추가 붕괴에 따른 매몰 사고를 막기 위해 마을 주변에 임시 방벽을 세워놓은 상태였다. 군은 “장맛비가 계속 내리고 있어 복구 작업이 지연되고 있다”며 “물을 많이 머금어 흐물흐물한 지반이 단단해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오전 전남 함평군 대동면 상옥리 매동마을 민가 2채가 뒷산에서 폭우로 붕괴된 태양광 시설 패널에 깔려 파손돼 있다. 태양광 붕괴 사고는 지난 8일 오전에 일어났다./김영근 기자

함평군 등에 따르면, 지난 8일 오전 10시쯤 매동마을 뒷산에 설치된 태양광 시설 단지가 연일 내린 비로 지반이 약해져 붕괴했다. 사고 당일 함평에선 109.5㎜의 집중 호우가 내렸다. 태양광 시설이 마을에 쏟아지면서 윤모(75)씨의 집 등 민가 2채가 매몰됐다.

1채는 폐가였고, 나머지 민가에서 거주하는 윤씨 가족 3명이 재산 피해를 입었다. 이들은 이른 아침부터 토사가 계속 흘러 내리고, 뒷산에서 요란한 소음이 들리자 집 바깥 안전지대로 미리 대피해 화를 면했다. 매동마을에는 8가구 17명이 살고 있다. 파손된 민가와 이웃집을 포함해 7명이 마을에서 1㎞ 떨어진 옥동회관으로 대피해 생활하고 있다.

지난 10일 오전 전남 함평군 대동면 상옥리 매동마을 민가 2채가 뒷산에서 폭우로 붕괴된 태양광 시설 패널에 깔려 파손돼 있다. 태양광 붕괴 사고는 지난 8일 오전에 일어났다./김영근 기자

일부 주민은 “5~6년 전에도 집중호우 때 태양광 시설 주변 토사가 마을 앞 도로까지 흘러내려 가슴을 쓸어내렸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비만 오면 이제 뒷산과 하늘만 바라보며 속을 태우면서 지내게 됐다”며 “불안해서 어떻게 사느냐”고 말했다.

지난 10일 오전 전남 함평군 대동면 상옥리 매동마을 민가 2채가 뒷산에서 폭우로 붕괴된 태양광 시설 패널에 깔려 파손돼 있다. 태양광 붕괴 사고는 지난 8일 오전에 일어났다./김영근 기자

문제의 태양광 시설은 1메가와트(㎿)급으로 2007년 사용 허가가 났으며, 2008년 5월 가동을 시작했다. 한전에 따르면 1㎿급 태양광 발전 단지에는 성인 키 크기의 3킬로와트(㎾)급 모듈(패널) 330개 이상이 필요하다고 한다. 이 마을에도 비슷한 수의 패널이 설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일 오전 전남 함평군 대동면 상옥리 매동마을 민가 2채가 뒷산에서 폭우로 붕괴된 태양광 시설 패널에 깔려 파손돼 있다. 태양광 붕괴 사고는 지난 8일 오전에 일어났다./김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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