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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력 좋으니 괜찮아요" 코로나 무감각 20대☆
📱갤럭시📱
2020.03.29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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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 10시쯤 대구 중구 동성로 로데오거리의 한 주점 앞에는 입장을 기다리는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50석이 넘는 내부 테이블은 앳된 얼굴의 손님들로 발 디딜 틈 없이 가득 차 있었다.

주점에 들어선 손님들은 마스크를 테이블 위에 던져놓은 채로 술잔을 부딪혔다. 이날 일행 4명과 함께 이 주점을 찾은 대학생 A(23) 씨는 "친구들과 반주를 하고 2차로 술을 마시러 왔다"며 "다들 면역력도 좋고 건강해서 코로나19에 걸릴 걱정은 없다"고 했다.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해 모임을 자제하자는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지만 일부 젊은 세대에선 경계심이 누그러지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상대적으로 면역력이 좋다고 여긴 20대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외면하거나 위생수칙을 준수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를 강 건너 불 구경하듯 여기는 20대들은 곳곳에서 보였다. 이른바 불금(불타는 금요일)이던 지난 27일 밤에도 거리로 쏟아진 청춘들은 대구시내 주요 유흥가인 동성로와 산격동 대학로 등을 메웠지만 안전과는 거리가 먼 모습이었다. 코로나 사태 이전의 모습이 연상될 정도였다.

삼삼오오 모여 앉은 20대들은 냄비에 나오는 찌개나 라면 등의 안주를 "우리끼리는 괜찮다"며 휘저으며 함께 먹었다. 큰 음악소리 탓에 옆 사람과 바짝 붙어 귓속말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한 주점 관계자는 "매출이 급격하게 떨어졌다가 최근 들어 조금씩 손님이 늘어 다행이라는 마음이 들면서도 이래도 되는지 걱정되기도 한다"며 "들어올 때 손소독을 하거나 열을 재는 등 안전 조치를 하지만 술을 마시러 오는 손님들을 막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했다.

술을 마시며 게임을 할 수 있는 펍에서는 일부 손님이 위생과는 거리가 먼 술자리 게임도 즐겼다. 맥주잔 10개를 늘어놓고 탁구공을 잔에 던져 공이 들어간 잔의 술을 마셨다. 취기가 올라 음악에 맞춰 밀착 접촉한 채 춤을 추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자정이 넘은 시간에도 동성로 로데오거리 일대에는 술을 마시러 나온 이들로 간판불이 꺼지지 않았다. 밀폐된 공간인 노래방을 찾는 발길도 이어졌다. 한 노래방 업주는 "자정부터 오전 2시까지 다섯 팀이 다녀갔다"고 했다.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일부 젊은 취객은 부축을 받으며 택시를 타러 가기도 했다.

코로나19 사태를 쉽게 여기는 젊은이들의 광폭 행보는 방역당국의 조사에서 드러나기도 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달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대구의 한 20대 여성은 지난달부터 기침과 인후통 등을 앓았으나 보건소 대신 내과에 가서 세 차례 진료를 받은 뒤 쇼핑과 유흥을 즐기는 등 코로나19 예방과는 거리가 먼 행동을 일삼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여성은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나타난 뒤 한참이 지나서야 선별진료소를 찾아 검진을 받았다. 확진판정을 받기까지 몇 주 동안 백화점에 가서 쇼핑을 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회사에 출근하며 동성로에 나가 친구들을 만나는 등 일상을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젊은층의 현실 인식에 대해 경고장을 날린 바 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지난 20일 "오늘, 나는 젊은이들에게 전할 말이 있다. 당신들은 천하무적(invincible)이 아니다"고 말하기도 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7일 0시 기준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9천332명 중 20대가 27.1%로 연령대 중에서 가장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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